1. 성난 농심에 정부 후퇴… CPTPP 연내 가입 신청 보류, 농지 처분도 대폭 완화
정부가 8일 농어촌 반발이 커진 두 정책에서 한꺼번에 물러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올해 안에 신청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앞서 정부 분석에서는 가입하면 제조업 생산은 늘지만 농림수산업 생산은 해마다 평균 8500억원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나왔다. 이 대통령은 이미 6일 국무회의에서 이렇게 주문했다.결론을 정해 놓고 서두르지 말고 원점에서 다시 대화하라
청와대는 2015년 한·중 FTA 비준 때 약속한 농어촌상생협력기금 1조원 중 모자란 7천억원을 정부 재정으로 채우겠다고 했다.무엇보다 정부와 농어민 사이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우선
농지 전수조사도 한발 더 물러섰다. 상속 농지나 이웃·친척에게 맡긴 농지처럼 투기가 아닌 경우는 처분 대상에서 빼는 특별법을 연내에 만들기로 했다. 지난달에는 농지은행에 맡기는 조건으로 처분을 미뤄주겠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그 조건마저 없앴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경기 안성에서 농민들을 만나 달랬다.투기와 상관없고 어쩔 수 없이 잠시 휴경하는데도 불이익받는 것 아니냐는 걱정은 안 하셔도 될 것
그래도 여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이번 발표가 임시방편은 되겠지만 근본 해결책이 되기에는 모자랄 수 있다고 걱정했다. 경향신문 사설은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조사 착수 5개월 만에 백지화 수순을 밟게 된 것은 농촌 현실을 외면한 탁상행정이 초래한 ‘정책 사고’라 할 만하다.
한겨레 사설도 처음부터 했어야 할 일을 여론이 나빠진 뒤에야 했다며 정부가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 정부, 주우크라이나 대사 소환… 18년 만의 초강수
정부가 8일 박기창 주우크라이나 대사를 본국으로 불러들이기로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달 유엔 연설에서 북한군 포로 2명이 한국으로 간 사실을 밝힌 일이 발단이다. 정부는 이를 비공개 합의를 깬 것으로 보고 공개 사과를 요구했지만, 우크라이나는 그런 합의가 없었다며 맞섰다. 이 대통령은 2일 엑스에 불쾌한 마음을 드러냈다.대한민국 대통령이 최대한 예의를 갖춰 아쉽다고 했더니 합의한 적이 없다며 상대국 국가원수를 거짓말쟁이로 만들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6일 국정감사에서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이 보낸 메시지에 사과의 말이 담겨 있었다면서도 이렇게 말했다.저희가 생각하는 수준과 차이가 있다
우리 정부가 대사를 소환한 것은 2008년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했을 때 주일대사를 불러들인 뒤 18년 만이다. 다만 외교부는 대화의 문을 닫지는 않았다.양국 간 제반 현안이 원만히 해결되기를 기대하며, 이를 위해 우크라이나 쪽과의 협의를 지속해나갈 것
대사관 직원들은 현지에 남아 일을 계속하고, 인도적 지원도 이어간다. 갈등은 석유 문제로도 번졌다. 영국 가디언이 한국 항구에서 실린 경유가 러시아로 갔다고 보도하자,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이 한국을 비판했다. 정부는 석유 정제제품이 대러 수출통제 품목이 아니라고 반박했고, 청와대는 경고했다.우크라이나 측도 충분한 사실 확인 없이 대한민국의 관련 정책을 왜곡하거나 국제적 신뢰를 훼손할 수 있는 공개적인 언급을 자제해주길 바란다
3. 국정원, 미국 요청으로 한·미·일 회의서 빠져… 한미 정보 갈등 다시 수면 위로
지난 6월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 사이버 위협 대응 한·미·일 실무그룹 회의에 국가정보원이 미국 쪽 요청으로 참석하지 못한 사실이 알려졌다. 국정원은 8일 이를 사실상 인정하면서도 이미 해결된 문제라고 했다.수개월 전 일부 오해가 있었으나, 이미 지난 일이다.
한겨레는 3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 구성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뒤 미국이 대북 정보 공유를 일부 막은 일의 여파로 보인다고 전했다. 진영승 합참의장도 국정감사에서 정보 공유가 일부 제한되고 있다고 인정했다.일부는 제한되지만 우리가 전체적인 대비 태세에 임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한편 국정원은 이종석 원장이 미국 국가지리정보국(NGA)을 찾으려다 거부당했다는 조선일보 보도는 허위라고 반박했다. 그런 방문 계획 자체가 없었다며 법적 대응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외교안보 라인을 바꾸라고 공세를 폈다.이 대통령은 국가 안보에 치명적 구멍을 낸 이종석 원장과 정동영 장관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
여당은 보도의 배경을 의심하며 방어에 나섰다.국정원장을 흔드는 내부 세력의 장난이라고 본다
한겨레 사설은 서둘러 갈등을 풀라고 주문하면서도 이렇게 주장했다.갈등이 있다면 적극 나서 해소하되, 우리 나름의 외교적 자율성까지 포기해선 안 된다.
4. 한·이집트,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 경제협정 협상 시작
이재명 대통령이 8일 국빈으로 방한한 이집트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이집트 대통령의 방한은 10년 만이다. 두 정상은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끌어올리고,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협상을 공식 시작했다. 사회보장협정과 조선·청정에너지 분야 양해각서 등 문서 12건도 맺었다. 이집트는 아시아 나라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과 사회보장협정을 체결했다. 두 정상은 K-9 자주포 공동생산이 방산 협력의 성공 모델이라는 데에도 뜻을 모았다.양국 관계 격상으로 중요한 파트너국이 된 한국과의 관계가 질적으로 크게 도약할 것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한반도 평화 구상도 설명했다고 밝혔다.싸워서 이기는 것보다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를 만드는 것이 가장 확실하고 튼튼한 안보라는 우리 정부의 확고한 철학을 알시시 대통령께 전달했다
양국은 2027년을 상호문화교류의 해로 정했다. 이 대통령은 자전거 애호가로 알려진 상대 정상에게 국산 고급 로드 자전거를 선물했다.
5. 국산 극초음속 활공비행체 첫 시험발사 성공… 이 대통령 직접 참관
국내 기술로 개발 중인 극초음속 활공비행체(HGV)가 8일 충남 태안 국방과학연구소 시험장에서 첫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현장에서 발사를 지켜봤다. 청와대는 성공을 발표할 때까지 참관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다.이번 시험발사의 성공은 한반도 전장 환경에서 핵심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새로운 억제수단의 본격적 확보를 위한 준비가 완료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대통령은 이어 현무-5를 둘러본 뒤 엑스에 글을 올렸다.자주국방은 구호가 아니라 기술과 실력으로 증명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를 참관한 지 5일 만이다. 이 때문에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 사건에 대한 대응 성격도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같은 날 국정감사에서 진영승 합참의장은 지뢰 사건을 도발이라고 못 박았다.제 부하가 중상을 입은 그 상황에서 도발이 아니라는 생각은 1도 없었다
오마이뉴스는 국민의힘 관계자인 한 지역 인사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비공개 시험장 방문 일정을 미리 올렸다고 보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매체에 사전 공개에 유감을 나타냈다.